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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001

이젠 추위가 힘들어서 겨울을 좋아하기 어려울 것 같군, 이라고 생각하던 차였어.오랜만에 눈이 오고 창문 틈으로 눈에서 나는 냄새가 흘러들어오고 특유의 포근한 적막함이 잔잔하게 몰려오고.. 방 안 가득히 겨울 냄새가 채워지면서 나는 이래서 겨울을 좋아했었지 깨달았어.노란 워커의 구두코에 부딪히던 검게 녹은 눈, 발 끝이 얼어서 걷는 내내 정말 시렸었는데.그 시기에 보던 만화책은 두 사람의 이야기가 궁금했었고, 얼은 시냇물을 걷던 일은 재밌었어.겨울 방학 도서실에서 체스를 두곤 했던 일, 방학에 학교 가는 것도 일어나는 것도 조금 싫었었는데 같이 놀았던 건 추억이네. 원고를 들고 전철에서 눈 오던 바깥을 멍하니 보던 날은 너무 사소해서 지금까지 떠올릴 줄 몰랐는데 사실 어떤 강렬한 인상이 남아있는 거겠지?

000/Draw 2024.11.29

202409001

1. 키보드 청소를 했습니다. 버려질 예정이었던 키보드 구출이랄까요 키캡을 뽑거나 방향키가 로만 표기되어 있어서 키캡을 다시 끼울 때에 상하좌우 구분에 애를 먹었지만 물건을 깨끗하게 만드는 소소하게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예전에 블루투스 키보드를 꾸며봤는데 꽤 재밌었어서 얘도 천천히 꾸며볼까 하고요. 검은 키보드에 은색 홀로그램 스티커를 붙이면 키보드 꺼낼 때마다 번쩍! 거려서 기분이 좋답니다. 스티커가 많다면 한 번쯤 마음껏 꾸며보시길..키보드에 펭귄들이 가득헙니다 꾸밈도 재밌고 텍스트 작업 과정에 재미를 더해주는 도구가 되기도 합니다 2. 올 더위 엄청 심했는데 얼음을 텀블러 가득하게 먹을 수 있는 현대인이라 감사해요. 올해에도 블루레몬에이드를 먹었는데 투명한 컵에 담으면 마나포션 색깔....

카테고리 없음 2024.09.30

202408001

1. 여름을 지내고 있습니다. 2. 새로운 던전이 열리는 것처럼 매년이 새로운 여름, 피부로 맞닥뜨리는 기온 때문에 밸런스 붕괴 같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는 감히 이 뜨거움을 무엇에도 비유할 엄두가 나지 않는, 살벌한 더위이기에.. 아니 이미 비유를 한 건가? 여름 햇빛 쬐기와 열기운을 나름대로 즐기던 때가 있었는데 더운 나라는 대체 어떻게 지낼 수 있는 건가 인간 생존의 기준으로 경외심이 생기는 여름입니다.. 3. 꽃 모양을 모르고 심은 구근이 내 취향의 꽃으로 피었습니다. 다행. (내가 심은 건 아니지만) 올해 여름은 채송화가 만발했습니다 4. 빙수를 먹고 싶은데 아직도 못 먹었네요. 서늘해지기 전에는 먹어야지 5.

000/Draw 2024.08.15

202402001

날씨가 금방이라도 따뜻한 봄이 될 것 같은 2월입니다. 벌써 2월이라니..☻ 이번 주의 비 소식이 지나가면 봄이 재빠르게 성큼 성큼 다가올 것 같네요. 최근에 들은 노래는 그간 사막에 가보고 싶던 갈망 덕분인지 매번 들을 때마다 번쩍이는 별들 아래 모래바람 맞으며 사막 걷는 느낌이 됩니다. 오로라가 머릿속에 시원하게 쏟아져 지나가는 느낌. + 눈이 엄청 와서 봄 얘기한 거 취소..☻! 이번 겨울은 눈을 수북하게 보는군요.

000/Draw 2024.02.21

202312003

1. 눈이 땅을 덮었다. 약간 도톰한 정도의 하얀 담요를 덮은 것 같다. 쌓인 눈을 마지막으로 보았던 것이 언제인지 기억이 나지 않기 때문에 새삼 새로운 기분, 연말의 겨울에만 느낄 수 있는 이 시기의 계절 느낌. 12월은 성과나 결과 지표가 어떠하든 한 해를 보내기 위해 애쓴 것만은 분명하니 그저 평화롭게 보내고 싶은 시즌이다. 요 근래에는 12월에 듣는 노래, 1월에 듣는 노래가 연례행사처럼 고정 됐다. 이걸 들어야 12월을 보내는 것 같고 흰 눈이 오는 겨울 같고 비로소 신년을 맞는 것 같아짐 2. 셀프로 나에게 주고 싶어서 그린 홀리데이 선물 그림 선화는 1월에 그렸고 채색은 12월에 하여 한 해의 시작과 마무리를 함께 하는 그림이 되었다. 장식은 전부 아날로그로 한 땀 한 땀 그려보았다. 이 그..

000/Draw 2023.12.22

202312002

1. 커피를 너무 많이 마시네.. 싶은 요즘 카페인 두통을 처음 겪어봤다. 2. 운이 좋은 날은 걷다가 핑크색이거나 주황색이거나 붉은색 혹은 금색 하늘을 본다. 대부분은 푸른색으로 천천히 어두워지는 날인데, 하늘이 아직 밝고 풍경만이 까매져서 이 날은 마그리트의 그림인 빛의 제국이 떠오른다. 빛의 제국은 초현실 그림으로 설명되지만 실제로 보는 풍경과 그림이 비슷할 때가 있어서 가끔씩은 있는 그대로 그린 게 아닐까 싶다. 특별함이 없는 날도 이때만큼은 회화 작품을 생생하게 떠올리거나 그림 속을 직접 걷는 듯해서 좋다 고흐 그림 같거나 로스코 그림 같거나 하는 날들 모네의 수련 연작/습작 그림들을 육안으로 봤을 때 도록 인쇄로는 신비롭고 생생한 원본 그림의 색감도 캔버스 실제 사이즈의 느낌도 구현하지 못해서..

소녀풍 2023.12.16

202312001

0. 올해의 11월은 하얗고 검은 달이 되었다. 1. 2. 모스크바 서핑클럽의 노래와 연주가 엷은 물결처럼 겹쳐서 핑크색 하늘 초록색 물결 바다의 풍경 같고, 소금기 짙은 하늘을 보며 천천히 오가는 파도 과거와 현대의 시간이 젖은 모래알들처럼 쌓이고 섞인 음색 차가운 해류와 따스한 해류가 만나는 지점의 물속 일렁임을 저 아래에서 가만히 올려다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 https://youtu.be/JYtyaMYLrW8 3. 4. 5.

000/Draw 2023.12.10